얼마전 전철을 타고 가다가 신기한 드라이버 세트를 파시는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나이도 좀 지긋하셨고, 말씀하시는 것도 그렇게 장사꾼? 티도 나지 않고 설명하시는데, 상당히 신뢰감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그 할아버지를 처음 본 순간 부터 드라이버 세스틀 살 운명이었나 봅니다.

 제가 마음이 약한 탓인지도 모르지만, 문득 드라이버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철에서 이런 것을 사본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머뭇거렸습니다.

 "혹시 누가 사면 같이 따라서 사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아무도 사주지 않더군요. 할아버지는 약간 실망스러운 표정이 보이는 듯도 하였습니다. 열심히 목청 높여서 설명을 했는데, 반응이 시큰둥하니 그럴 수 밖에요. 여기저기 드라이버를 들고 돌아다니시면서 설명을 하셨지만, 아무도 살려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격도 3,000 원이었습니다. 대부분 파는 물건들이 1,000원이나 2,000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 물건들인데, 이 드라이버는 3000원이다 보니 선듯 사려는 분들이 없었습니다.

대부분 지하철에서 파는 물건은1,000원이나 5,000원 10,000원 이런것들이 잘 팔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000원짜리 세개를 꺼내는 것은 좀 눈치도 보이고 신속하게 처리하기에는 좀 어렵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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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을 해주시는데, 드라이버가 아래 그림 처럼 기능이 다양했습니다. 크기 별로 드라이버 종류도 많았고, 손전등 기능, 그리고 드라이버를 어두운곳에서 사용할때에는 앞쪽에서 LED 등도 들어오게 되어 있어서 상당히 편리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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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PC 를 조립하거나 분해 또는 다른 경우에도 드라이버 사용이 많을 듯 하고 해서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할아버지가 가시려는 찰나에 할아버지를 불렀습니다.

" 저도 하나 주세요 "

그리고는 지갑에서 3,000원을 얼른 꺼내들고서 할아버지에게 주고 휙 돌아섰습니다.

 위의 한마디가 입에서 떨어지기 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맨 처음 사람들 앞에 나아가서 발표를 하는 초등학교 1학년생의 심정이라고 할까요..하여간 무척 떨렸습니다.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ㅎㅎ , 저에게 순간 몰리는 시선이 느껴지더군요..당황스럽긴 했지만, 태연한척 하면서 산 드라이버를 가방에 넣었습니다.

바로 아래의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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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 이런 물건을 사면 왜그렇게 챙피하게 생각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다른 분들도 이런 물건을 사지 않은 많은 이유중에서 챙피함도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전철에서 이런 물건을 사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분 들도 이런 일을 하기까지는 많은 사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무작정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도 됩니다.

하여간, 전철에서 그런 물건 사지마라..잡상인 물건 사지마라 이런 댓글은 사양하겠습니다...^^ 왜냐면 이미 샀으니까요..ㅎㅎ


집에 와서 박스에서 꺼내 보니 이렇게 생겼습니다.
무슨 총알이나 미사일을 연상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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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들을 다 펴니 이렇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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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이렇게 불도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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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이나 작은 볼트 들도 손볼 수 있도록 작은 드라이버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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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을 만드신 분의 아이디어는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매일 드라이버만 사용해 보시다가 불편한 것들을 모조리 해소할 마음으로 만드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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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기능도 됩니다. 작은 볼트를 사용하거나 컴퓨터를 조립할 때는 필수 아이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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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물건을 파시는 분들도 많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를 하시는 듯 합니다. 가끔은 단속도 당하시고, 안좋은 제품도 팔기도 하지만, 이 드라이버를 파셨던 할아버지는 왠지 신뢰감이 가는 그런 인상 좋으신 할아버지셨습니다.

지하철에서 사는 물건들이 항상 안 좋은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한번의 챙피함과 3,000원으로 좋은 드라이버 하나 산듯 합니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파는 물건 중 사고 싶은 물건이 사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요즘 MP3 도 많이 듣지만, 가끔 추억의 골든 팝송 100곡 짜리 씨디 파시는 분들 계십니다. 시디 플레이어 가지고 다시면서 지하철 안에서 좋은 음악을 선사해 주시곤 합니다. 가끔은 시끄럽다고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가끔 좋은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기분도 상쾌해지더군요. 대부분 불법 복제 음반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사고 싶더군요.

 하지만, 앞으로 전철에서 또다시 다른 물건을 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때의 나에게로 집중된 시선을 생각하면 정말 무슨 죄를 짓는 느낌도 들고, 무척 챙피했습니다. 왜그랬을까요 ? 저에게 물어보지만, 글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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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룡이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