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4년 가까이 근무해 온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요즘 그래서 많이 한가합니다. 놀이 공원에도 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고, 아이들과 그동안 놀아주지 못한 것을 이것저것 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 며칠간 반짝 잘한다고해서 좋은 아빠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요 며칠 만이라도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면서 많은 아쉬움과 허전함이 남습니다. 회사를 그만 두고 나니 그 많던 전화도 줄고, 문자 메시지도 줄었습니다. 항상 전화 벨에 시 신경이 곤두서 있었지만, 요즘에는 이제 나를 찾던 수많은 사람들도 더이상 나를 찾지 않는듯 합니다. 여기서 오는 상실감도 약간은 있는 듯 합니다.
회사를 그만 둘때는 뭐든 이곳만 벗어나면 행복할것 같고, 재미있는 세상이 펼쳐질 것 같았으며, 아쉬움과 그리움, 허전함..이런 감정들은 나의 마음속에 차지할 공간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정도가 되어가는 지금은 많은 그리움과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마도 4년이란 시간이 꽤나 긴 시간이었나 봅니다. 물론 이 아쉬움과 그리움은 다시 그 회사로 돌아가고 싶은 그런 마음은 아닙니다. 이 감정을 개인적으로 정리한다면, 그 회사에서 내가 했던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합니다.
회사를 그만두게 된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저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그동안 함께 일하고 호흡했던 사람들이 모두 떠났습니다.
이유는 각각이었지만, 같이 호흡을 맞춰서 일할 사람들을 잃고 나니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 더 힘들었던 것은 과거의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이 빠져 버리니 나에게 오는 일 들이 더 많이 증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팀내에서의 문제는 별로 없었지만, 다른 팀들에서 건너오는 문의 사항이나 일들에 대하여 과거의 일들에 대하여 묻는 일들이 많아지고, 그동안 나름대로 팀안에서 정의해 놓은 업무의 순서나 규칙들도 어긋나기 일쑤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느는 것은 짜증밖에 없었습니다. 과거에는 나의 영역만 처리를 하면 되었지만, 사람들이 빠지니 그 영역이 자연스레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연봉 협상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때마침 연봉 협상건과 인사 문제가 함께 결부 되어 있었습니다. 그동안 힘들게 보내왔던 시간들 동안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연봉도 작다고 생각이 되었고, 이번에 연봉을 상향해 줄 것을 회사측에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다른 팀장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팀장은 사원과 달라서 연봉주장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다 오히려, 회사에서는 연봉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어떻게 할것인지를 묻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온지 오래 되었습니다. 마침 이번이 기회인듯 싶어서 한 두달내에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회사에 엄포를 놓았다기 보다는 정말 나의 속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추가적으로 사람들이 싫어졌습니다.
사람들이 싫어서 떠나는 사람들은 많으실 겁니다. 사람이 싫은 것은 어쩔 수 없으며, 회사에는 꼭 보기 싫은 사람이 몇몇은 반드시 존재하는 듯합니다.
자기들이 해야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사람들이 모르다 보니 또 다른 사람에게 미루게 되고, 자기 문제들을 다른 팀에 전가하기 바쁘고, 과거의 일을 들추어내며, 다투는 일이 많이 발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그런 사람들과 부딪히며, 헤쳐나가지 않으면 안돼는 일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과거에는 별 탈없이 해왔던 일지만, 갈수록 삐걱대는 부분도 많아지다보니 같이 일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결정타가 있습니다. 거래처에 갔다가 입에 담을 수 없는 엄청난 욕을 먹어야 했습니다.
한 거래처에 토요일 주말 저녁 장애 소식을 접하고 새벽까지 일을 처리해 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측의 문제로 인한 장애도 아니었지만, 업무영역에서 벌어진 일이었고, 팀원의 보고에 있어서도 미흡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회사의 특성상 거래처들이 상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날도 좋지 않은 결과와 뻔한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면서 현장에 가서 일을 모두 마무리 해주었지만, 새벽에 일이 다 끝나고 정리하는 자리에서 입에 담지 못할 갖가지 욕까지 듣고 왔습니다. 아무리 갑과 을의 관계이지만 이것은 너무한 듯 했습니다. 월요일 회사에 와서 주말의 일과 관련해서 회의를 진행하면서 담당자 분들과 회사 관계자 분들과의 회의를 중재하면서 느낀점은 확실히 이번 기회에 그만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업체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재발 방지책에 강구해달라고 이야기 했지만, 회의는 잘 끝났지만 돌아온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그동안 잘 지내온 다른 팀원들이나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팀원들이 나간다고 할때는 그 친구들을 회유하기도 했었던 나였는데, 그랬던 사람이 그만둔다고 하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그만두면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승진의 케이스가 되기도 하고, 나로 인해 빛을 보지 못했던 친구들도 빛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나의 경우에도 앞의 사람들이 퇴사를 하면서 그 자리를 내가 메꾼 경우이기도 하였습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시작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처음 입사시에도 사연이 있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5년 아래의 사람들과 사원으로 지내면서,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1년을 잘 견딘 덕 택으로 대리 진급을 거쳐서 , 현재 팀장의 직책까지 맡으면서, 한 기업의 IT 인프라를 담당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4년동안 근무했음에도 회사의 대우는 나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직급 상승에 있어서도 상당히 느린 편이었습니다. 회사에 있는 동안 연봉 협상에 있어서도 불만족스러웠으며, 그동안 불만을 이야기 해 본적도 있지만, 이야기 해 봐야 전혀 얻어지는 것도 없었습니다.
진급을 해도, 대우나 처우는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항상 해야 하는 일들은 같았고, 팀의 관리 외에도 팀원이 적다 보니 한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실무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안 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어찌보면 아무 생각없이 실무를 할때가 더 마음 편하고 더 지내기 좋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부분 연봉은 중요하지 않다 ! 회사의 분위기와 환경이 중요하다고들 이야기 하지만, 회사라는 곳에 몸 담고 보수를 받는 직장인의 생활을 해야한다면, 연봉이나 대우는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돈 때문에 회사를 옮기는 사람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자기의 가치는 자신이 올리지 않으면 누구도 챙겨주지 않으며, 자신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지만, 그 후의 성과에 대한 보상은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후면 새로운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고, 새롭게 시작을 할 예정이지만, 지난 4년이란 시간마저도 새롭게 될 수 는 없나 봅니다.
'삶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용산 전자 상가들 호객 행위 불쾌합니다. (40) | 2007/10/24 |
|---|---|
| 산이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하다. (17) | 2007/10/22 |
| 4년 가까이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 둔 사연.. (45) | 2007/10/22 |
| 이 밤에 살이 되는 포스팅~~ (24) | 2007/10/22 |
| 아직 우리 동네에는 인심이 넘칩니다. (28) | 2007/10/17 |
| 스팀청소기 1년 사용하면 발암물질이 검출된다 ? (10) | 2007/10/17 |


